코로나19 백신을 교차접종하고 사흘 뒤 숨진 경북의 한 경찰관 아내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틀 사이 8천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 갈무리
코로나19 백신을 교차접종하고 사흘 뒤 숨진 경북의 한 경찰관 아내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틀 사이 8천명 넘는 동의를 받았다.
30일 오전
‘코로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교차접종 후 처음 사망한 경찰관의 억울한 죽음의 사안을 밝혀주세요’라는 국민청원 게시글에 8149명이 동의했다. 경북 구미경찰서 소속 ㄱ경위(52)의 아내라고 밝힌 이는 지난 28일 처음 글을 올렸고,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 29일 정식으로 청원이 시작됐다.
ㄱ경위는 지난 20일 새벽 경북 칠곡군 집에서 숨졌다. 그는 4월28일 1차 접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고, 지난 17일 2차 접종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2차 접종 다음 날인 18일 야간 근무를 한 뒤 19일 오전 퇴근해 집에서 쉬었다.
ㄱ경위 아내는 “남편은 1차 접종 후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2차 접종 후에는 약간의 두통만 있었다. 평소 기저질환 없이 누구보다 건강한 그이였기에, 남편의 사망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수급 부족과 경찰관으로서 빠른 업무 복귀를 위해 선택의 여지 없이 화이자 백신으로 교차접종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에게 헌신했던 한 경찰관의 명예를 회복하고, 고통에 빠진 우리 가족을 국가가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사건이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고사’와 ‘공무상 직무연장으로 인한 과로사’로 인정돼 순직 처리되기를 간곡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동료 경찰관이 숨져 안타깝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원에서 부검은 끝났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교차접종과 인과 관계는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할 것 같다. 그 결과에 따라 순직 여부도 판단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검 결과 교차접종으로 숨졌다는 결과가 나오면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교차접종 뒤 숨진 첫 사례가 된다. ㄱ경위 유족으로는 아내와 중학생 두 아들이 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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