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경산시의회가 8대 의회 후반기 의장단을 출범하고, 제22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있다. 경산시의회 제공
경북 경산시의원 5명(더불어민주당 4명·무소속 1명)이 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고 짬짜미를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 이성욱 판사는 22일 오전 비밀투표 사무를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경산시의원 5명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재영, 이경원, 남광락 시의원은 벌금 500만원, 배향선 시의원은 벌금 300만원, 무소속 황동희 시의원은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았다. 황 시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사건이 불거진 뒤, 지난해 6월 탈당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과 2020년 경산시의회 전·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 몫으로 배정해주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국민의힘 이기동 시의원(현 경산시의회 의장)을 지지하기로 짬짜미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표용지의 상단 왼쪽, 상단 오른쪽, 하단 중앙 등 특정한 위치에 기표를 해 투표 결과를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황 시의원이 탈당하기 전, 경산시의원은 모두 15명으로 더불어민주당 5명, 국민의힘 9명, 정의당 1명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책무를 뒤로 한 채 자신들이 소속된 정당 이익에 따라 무기명투표의 비밀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 사건 범행은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비밀투표를 침해하는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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