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이 아름다운 농어촌 마을인 제주 대평리가 연간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관광지로 변했다 허호준 기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는 제주올레 8코스의 종점이다. 대평리에 들어서면 밭과 밭 사이의 돌담과 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안과 기정(해안절벽)이 아름다워 이곳을 찾는 도보여행객 등 관광객들은 연간 30만명이 넘는다.
관광객이 발길이 이어지자 대평리에 정착하는 이주민들도 늘어나 전체 마을 주민 530여명 가운데 60%에 가까운 300여명이 외지에서 온 이주민들이다. 이들은 주로 카페와 음식점, 숙박업소 등을 운영한다. 마을이 관광지로 바뀌면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하는 기존 주민과 정착 이주민 간 교류가 약해지고 종종 갈등도 발생했다.
이에 대평리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마을 내 10.7㎞에 이르는 돌담을 보수·조성하며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로 했다. 돌담이 제주의 농촌 경관 자원 가운데 보전가치가 높고 농업문화유산이라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주민이 전체 마을 주민의 60%에 가까운 제주 대평리 마을에서 원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평리 제공
마을 주민들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3차례에 걸쳐 돌담 주변 폐기물을 수거하고 무너진 돌담을 정비했다. 오는 18~19일에는 4차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서로 힘을 합쳐 돌을 나르고 쌓고, 함께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평리는 주민들이 함께 돌담을 쌓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돌담길 스토리텔링을 통한 문화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마을 김창남 이장은 “마을의 정주 환경과 자연을 해치지 않는 돌담 정비사업을 통해 제주 전통 돌담을 재생하고, 마을의 미래가치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 올해 1월 취임하자마자 이주정착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해 대평리를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고 마을총회의 동의를 얻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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