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한라산 탐방예약제가 실시된 가운데 예약 뒤 탐방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한라산 정상을 탐방하는 등산객들의 모습이다. 허호준 기자
봄철 등산철을 맞아 주말과 휴일 한라산 탐방에 나서는 등산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예약을 하지 못하거나 예약한 뒤 탐방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4일 제주도의 말을 들어보면 한라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 1월부터 한라산의 자연생태 환경을 보호하고 적정 수의 탐방객 수용으로 지속 가능한 탐방체계를 갖추기 위해 백록담 정상까지 갈 수 있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에서 탐방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루 탐방객 수는 성판악 코스는 1천명, 관음사 코스는 500명이다.
한라산 탐방예약제는 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주 등산로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첫 시행 사례로, 지난해 2월1~12일 시범운영을 하다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됐다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백록담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라산 국립공원의 ‘한라산 탐방 예약시스템’에 통해 예약 현황을 파악하고 예약해야 한다. 이달 5, 6일 이틀은 성판악 코스의 경우 이미 예약이 끝났다. 특히 최근 봄철 등산철을 맞아 주말과 휴일에는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도 세계자연유산본부가 집계한 1분기(13월) 탐방예약 뒤 실제 탐방에 나서지 않은 인원이 1만1981명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1월 3706명(성판악 2758명·관음사 948명), 2월 4412명(성판악 3307명·관음사 1105명), 3월 3863명(성판악 3066명·관음사 740명)으로 하루 평균 130여명이 예약 뒤 탐방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탐방예약제 이후 성판악 코스를 찾은 탐방객은 3월말까지 5만11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6522명보다 줄었고, 관음사 코스는 2만317명으로 지난해의 1만7073명보다 조금 늘었다.
도는 한라산 탐방예약제 시행과 함께 오랫동안 민원이 제기됐던 5·16도로 성판악 주변 갓길 주차가 완전히 해소되고, 제주국제대 주변에 만든 환승주차장 등의 설치로 주말 평균 300~400대에 이르는 불법 주차행위가 사라진 것으로 평가했다.
도 관계자는 “탐방예약제 도입으로 분산효과가 있고, 쓰레기 발생량이 많이 줄었다”며 “기상이 좋지 않거나 탐방객들의 관광일정 변경 등으로 예약 뒤 탐방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는데, 예약시스템에서 취소하면 다른 탐방객들이 등산할 수 있다. 예약시스템에서 취소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는 탐방예약 뒤 예약시스템을 통해 취소하지 않은 채 탐방을 포기할 경우 1차례는 3개월간, 2차례는 1년간 탐방을 제한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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