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라산 영실코스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모습이다. 허호준 기자
봄철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틀 동안 관광객 7명이 확진됐는가 하면 일부 유명 관광지 등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제주도가 집계한 코로나19 확진 현황을 보면 지난 20일 신규 확진자 7명 가운데 5명 관광객으로 나타났고, 21일 확진자 4명 가운데 2명은 관광객, 2명은 다른 지방에서 업무협의차 제주를 찾은 방문객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확진된 관광객들은 가족여행이나 골프 관광을 왔다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특히 신혼여행을 왔다가 확진돼 각각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신혼부부는 제주도 입도 직후 직장 동료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21일 확진된 관광객 2명도 가족여행을 왔다가 확진됐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확진 판정을 받은 60명 가운데 43%인 26명이 관광객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관광협회의 집계를 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73만6500여명이 제주를 찾아 지난해의 30만5200여명에 견줘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3만2천~4만여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찾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와 비슷해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사실상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런 가운데 한라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친 채 등산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지난 18일 한라산 영실코스로 윗세오름을 등산한 김아무개(58)씨는 “다른 지방에서 온 등산객들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손에 쥔 채 등산하는 사람들을 여러 명 목격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종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에서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관광에 나서는가 하면 주변 카페에서는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채 이용객들로 붐비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제주지역에서 연일 관광객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누구나 코로나19 검사를 희망하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제주에 입도할 계획이 있는 방문객들은 입도 전 코로나19 음성 확인을 받고 방문해달라”고 당부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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