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3주년을 앞두고 4·3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채로운 활동이 펼쳐진다. 특히 지난 2월 4·3 유족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숙원이던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어느 때보다 4·3 73주년을 맞는 의미가 클 전망이다.
제주민예총은 2일 오후 6시30분부터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그날의 기억, 피어나는 꽃’이라는 주제로 73주년 전야제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전야제는 지난 2월 4·3특별법이 개정되고 수형 생존자에 대한 법원의 무죄 선고도 내려졌지만, 그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진실과 남겨진 관제를 이야기 하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4·3특별법 개정은 미완의 진실을 푸는 열쇠이자, 4·3의 역사적 정명을 위한 또 다른 시작으로 이번 전야제는 새로운 시작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여는 ‘프롤로그’극 공연으로 놀이패 한라산의 윤미란, 우승혁 배우, 민요패 소리왓의 문석범 배우가 출연해 ‘미완의 4·3, 남겨진 4·3’에 대한 이야기를 극으로 표현한다. 이어 합창단 20명, 오케스트라 30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필뮤직-4·3을 위한 프로젝트팀’이 이번 전야제를 위해 편곡·개사한 ‘민중의 노래’를 공연한다. 또 미얀마 출신 완이화가 제주 가수 최상돈의 4·3 노래 ‘얘기 동백꽃의 노래’를 편곡해 관람객들에게 들려준다.
4·3미술제 ‘어떤 풍경’에 전시하는 이명복 작가의 작품 ‘긴 겨울’.
이와 함께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4·3 평화·인권 교육주간’으로 설정하고 학교마다 2시간 이상씩 4·3교육을 하고, 4·3유족회 회원 45명을 명예교사로 위촉해 초등학교 5~6학년과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4·3의 사실과 교훈, 미래 등을 전한다. 학교별로 유적지 기행과 동백꽃 만들기 및 평화의 메시지 남기기, 4·3 영상 시청하기 등의 교육이 진행된다.
탐라미술인협회는 다음 달 2일부터 30일까지 예술공간 이아 갤러리와 포지선 민 제주에서 국내 작가 52명과 외국 작가 4명 등 56명이 참가하는 4·3 미술제 ‘어떤 풍경’을 연다. 이번 주제는 제주도 저항의 역사 속 풍경을 담았다. 2일 오후 2시 이아 갤러리에서 개막식을 하며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제주작가회의도 다음달 2일부터 6개월 동안 제주4·3평화공원 문주(공원 정문)에서 ‘거기, 꽃 피었습니까’를 주제로 시화전을 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