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12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의견을 무시한 원희룡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전면 투쟁을 선포했다. 허호준 기자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를 뒤집고 ‘정상 추진’을 선언하자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비상도민회의)는 12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에 반대하는 도민의 결정을 사수하기 위한 전면적 투쟁을 선언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에서 “도민 결정을 거역한 원 지사는 사퇴하고, 정부는 약속대로 도민 결정을 존중해 제2공항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의 미래가 걸린 제2공항 문제를 도민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확인된 도민의 뜻이었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30%가 넘는 유례없는 응답률은 소중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려는 도민의 열망이었다”며 “그러나 원 지사는 여론조사의 의미를 깔아뭉갰다. 도민의 자기 결정을 헐뜯은 것만으로도 원 지사는 도지사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도민의 의견이 확인됐는데도 혼란과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다. 이제 더는 늦추지 말고 ‘국민과의 대화’에서 ‘도민이 어떤 선택을 하든 이를 수용하고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해 혼란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원 지사가 국토부에 제출한 의견은 도민의 의견이 아니라 원 지사 개인 의견이다. 정부는 개인의 의견을 반영해 도민 의견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원 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당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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