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강정정수장 유충 소동 이후 6개월 만에 또 서귀포시 보목동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돼 제주도가 긴급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도는 2일 강정 정수장 급수 구역에 수돗물 대체 공급을 시작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달 25일 서귀포시 보목동의 가정집 욕실 샤워기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상황대응반을 구성하고 현장조사에 들어가는 한편 수돗물 대체공급을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정집에서 발견된 유충은 모두 5마리로 0.1㎜ 정도의 크기였다. 도 상하수도본부가 이 가정집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강정정수장과 여과시설, 소화전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신고가 들어온 가정집을 비롯해 강정정수장 음수대 1곳, 여과시설 5곳, 소화전 7곳 등 모두 14곳에서 유충 의심 벌레가 발견됐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유충 의심 벌레 발견 원인을 조사하다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진입로 공사 과정에서 송수관이 파열된 사실을 발견했다. 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송수관이 파열되는 과정에서 용흥 가압장 정밀 여과장치로 이물질이 들어가 여과장치가 작동을 멈춘 것 같다. 송수관이 언제 파열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강정정수장 정상화를 위해 침전지, 여과지 등의 정밀 여과장치 필터를 교체하고 여과망을 보수했다. 또 강정 급수 구역 내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위해 강정정수장 생산량을 2만1천t에서 1만t으로 줄이고, 공급계통을 바꿨다. 이에 따라 고근산 배수지를 거쳐 혁신도시, 대륜, 서홍동 일부 지역에 급수를 공급 중이며,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어승생과 남원, 회수정수장에서 1만1천t 공급하기로 했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강정정수장 외 도내 16곳의 정수장에 대한 위생관리 상태와 정수처리 과정의 운영실태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강정정수장에서는 지난해 10월에도 타마긴털깔따구 등 3종의 유충이 발견돼 정수장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시설을 개선한 바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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