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등 48억원을 들여 경기 평택항에 지은 제주종합물류센터가 제대로 활용도 하지 못한 채 13억여원에 매각된다.
25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말을 들어보면 도는 2013년 8월 제주 농수축산물의 수도권 소비지 공동물류센터로 활용하기 위해 경기 평택시 평택항 포승물류단지 안에 국비와 지방비 등 48억3천만원을 들여 1만2048㎡(3645평)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3104㎡ 규모의 제주종합물류센터를 지었다. 물류센터는 냉동실(525㎡)과 냉장실(516㎡), 상온집하장(1754㎡)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이는 2012년 3월 제주와 평택을 매주 3차례 운항하는 정기여객선(8500t급)이 취항한 데 따른 것이었다. 도는 당시 수도권 물류센터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한 결과, 제주-내륙 간 물류체계를 개선하면 운송료와 이용료 등 연간 60억~7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대는 빗나갔다. 제주-평택 간 정기여객선이 고유가와 여객 창출 실패로 1년도 안 돼 운항이 중단되는 바람에 물류센터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제주산 농수축산물이나 제조품 등 화물 물동량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반면, 1년에 2억8천만~2억9천만원에 이르는 항만 임대료만 경기평택항만공사에 꼬박꼬박 내는 탓에 세금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눈총을 샀다.
고태순 도의원은 24일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도 일자리경제통상국을 상대로 “평택항에 제주 농수축산물 수도권 거점기지로 제주종합물류센터를 설립해 해상운송비 등 물류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국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 1년에 70억원의 이익을 보겠다며 국비와 지방비 등 50억원 가까이 들여 물류센터를 지었지만 결과는 초라하다. 오히려 막대한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명동 도 일자리경제국장은 “지난 1월 온비드 시스템(행정기관 매매대행 시스템)을 통해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3억9천만원으로 다음달 3일 잔금이 완납되면 매각이 끝나게 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