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귀덕1리 해안가에는 영등신과 관련한 ‘제주영등할망 신화공원’이 조성돼 있다.
제주해녀들의 노랫말 속에는 ‘이승과 저승’을 오가거나 ’칠성판을 등에 지고 혼백상자를 머리에 이고’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거친 바다에서 숨비소리를 내며 물질하는 해녀들은 바다의 신에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 이런 해녀들의 무사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해녀굿이 오는 4월까지 제주도 곳곳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해녀굿이 지난 16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1리 어촌계를 시작으로 오는 4월까지 도내 34개 어촌계에서 봉행된다고 17일 밝혔다. 해녀굿은 물질하는 해녀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풍어를 소망을 담아 열리는 일종의 무속의례이다.
용왕굿, 영등굿, 해신제, 수진제, 잠수굿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해녀굿은 해마다 마을 어촌계 주관으로 음력 1월 초부터 3월까지 2개월 남짓 도내 해안가에서 이뤄진다. 굿하는 도중에는 해녀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게 기원한다. 대표적인 해녀굿은 영등굿이다. 2009년 9월에는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이 독특성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제주시 한림읍 귀덕1리 해안가에는 영등신과 관련한 ‘제주영등할망 신화공원’이 조성돼 있다.
제주도 민간신앙에는 바람의 신인 영등할망이 매년 음력 2월1일 한림읍 귀덕으로 찾아와 곡식과 해산물의 씨를 뿌리고 같은 달 15일 우도를 통해 고향으로 되돌아간다고 전해진다. 도는 제주 특유의 전통문화가 퇴색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부터 굿의 규모에 따라 제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우윤필 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은 “해녀굿이 제주해녀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보전될 수 있도록 해녀공동체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해녀문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