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속에서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제주도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도내 골프장 이용객(잠정)은 239만9511명으로 전년도(209만1504명)에 견줘 1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도외·외국인은 127만9397명으로 전년도보다 17.5%, 도민은 112만114명으로 11.7% 늘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골프 이용객들이 입도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도외·외국인’은 대부분 육지부 이용객들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해 11~12월에는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지난해 11월 도외·외국인 골프장 이용객은 19만9707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3만4018명)보다 49%나 급증했고, 12월에도 11만7544명으로 41.2%나 늘었다. 제주도민 이용객은 지난해 11월 10.1% 증가했다가 12월에는 23.4% 줄었다.

도외·외국인 전년 대비 골프장 이용객 비율은 △2월 -9.4% △3월 -42.9% △4월 -25.2% △5월 -22.4% 등으로 상반기에는 크게 낮았다. 하지만, 6월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여름 휴가철인 7, 8월에는 52.3%, 50.9%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크게 위축됐다가 어느 정도 적응되자 외국으로 나가지 못한 다른 지방 골프 애호가들이 제주도로 몰린 결과다. 골프가 야외에서 비교적 적은 인원이 즐기는 운동이어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적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제주도 골프장 이용객은 △2011년 180만9625명 △2012년 173만9896명 △2013년 186만2900명 △2014년 178만19명 △2015년 192만3727명 △2016년 194만5684명 △2017년 216만7510명 △2018년 190만5864명 △2019년 209만1504명이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누린 제주지역 골프업계는 세금 체납과 요금인상 등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2월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율을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제주도세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