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 의심 신고가 연이어 접수돼 환경부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긴급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 20일 밤 서귀포시 대포동 한 주택 샤워기 필터에서 발견된 유충. 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지역 수돗물과 상수원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가운데 시내 주택 수돗물에서도 잇따라 유충이 발견됐다. 사흘 새 6건이나 신고가 접수돼 제주도가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는 제주도와 함께 긴급 역학조사에 나섰다.
제주도는 21일 오전에만 서귀포시 대포동과 법환동, 월평동, 강정동 등 4개 지역 주택 4곳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도 상하수도본부 쪽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모두 유충으로 확인됐다.
앞서 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 19일 서귀포시 서귀동에 이어 20일에는 보목동의 주택 샤워기 필터에서 실오라기 모양의 유충이 발견된 사실을 확인했다.
도는 유충 발생 첫 신고가 이뤄졌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강정 정수장 계통 수도시설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정천 및 강정 정수장 여과시설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 도는 유충이 여과시설을 거쳐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했다.
급속여과방식으로 운영 중인 강정 정수장은 시설용량이 하루 2만5천여t으로 서귀포시 동 지역 2만2757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7월 여과지 시료 채취 뒤 유충 서식 여부를 확인했을 때는 발견되지 않았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으로 유충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
도는 강정천 취수원 및 취수원 상류 지역에 유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도는 지난 20일부터 ‘깔따구 유충 대책’ 상황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강정 정수장 계통 구역 음용 자제 권고와 유충 발생에 따른 조치사항 등을 재난 문자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은 21일 오전 제주도 부지사 및 영산강유역환경청장,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긴급 영상회의를 열고 유충 확산 차단 조치 및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환경부는 역학조사반을 제주도에 파견해 제주도와 함께 발생 원인 조사와 모니터링 방법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강정 정수장을 점검하고 “추가 유충 신고상황과 전문가들의 점검 결과를 보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 생활용수를 단수하는 방안과 함께 조치가 완료되기 전까지 시민들이 먹는 물로 사용하지 않도록 재난 문자 발송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해달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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