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지하수 함양지대이자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해 보전가치가 높은 곶자왈을 공공기관이 사들여 보존하는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15일 산림청과 제주도 등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4년 동안 곶자왈 매수계획 대비 실적은 2016년 44.8%(60㏊ 계획에 26.9㏊ 매수), 2017년 23.0%(50㏊ 계획에 11.5㏊ 매수), 2018년에는 20.2%(50㏊ 계획에 10.1㏊ 매수)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에는 0.6%(50㏊ 계획에 0.3㏊ 매수)에 불과해 사실상 매수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도 50㏊ 매수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8월까지 0.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매수 예산도 지난해와 올해 50억원이 책정됐으나 6천만원, 올해는 지금까지 1억원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제주도내 전체 곶자왈 면적은 4개 지대에 1만986㏊에 이른다. 산림청이 제주 곶자왈 내 사유림을 매수키로 한 것은 지난 2009년께부터이다. 당시 제주시 조천읍 선흘곶자왈과 한경곶자왈 내 사유지 950㏊를 우선 사들이기로 하고, 지금까지 450억원을 들여 464.6㏊를 매수했다.
곶자왈은 제주도내 독특한 화산지형을 일컫는 제주어로,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 수풀과 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한다. 곶자왈은 과거에는 경작하기 어려워 버려진 땅으로 알려졌지만,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고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생성하는 등 제주 생태계의 보고로 인식되면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그러나 매수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것은 지가 상승에 따른 토지주들의 기대 심리와 곶자왈 내 토지를 팔겠다고 나서는 토지주들이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림청은 공시지가 및 지가 상승에 따른 주민들의 기대 심리 등으로 토지주들이 매도 신청을 기피해 매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곶자왈 매수 초반에는 실적이 좋았으나 매도 의향을 지닌 토지주들의 매도가 사실상 끝났고, 마을 공동목장으로 이용됐던 일부 곶자왈의 경우 공유지분이 많아 매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일부 토지주들은 매입금액보다 낮은 금액에 팔려고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토지주들에게 매도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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