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화보 제작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배당하겠다며 100억원대의 투자금을 불법으로 모은 50대 사업가가 구속됐다. 피해자만 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1일 방탄소년단의 화보 판매에 따른 수익금을 배당하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유치한 고아무개(58)씨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씨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한 중간 모집책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고씨가 대표로 있는 제주시 소재 투자회사도 명목상 회사로 밝혀졌다.
고씨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방탄소년단의 화보 제작 명목으로 원금을 보장할 뿐 아니라 연 20%의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를 유치했으나,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화보 제작 등에 투자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고씨는 초기 주식 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70여명 대부분이 제주도민이며, 피해 금액은 110억원에 이른다. 피해자 가운데는 5억원을 투자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씨는 투자받은 돈을 10억원에 이르는 개인 채무를 갚고, 유흥비와 생활비, 중간 모집책의 수당 등으로 지급하는 등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며 투자를 권유할 경우 의심하고 투자처가 확실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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