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난개발 등으로 점차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진 제주 우도의 명물 홍조단괴 해빈이 유실과 퇴적을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은 해안 연안을 따라 쌓인 퇴적 지형을 말한다.
이는 제주도가 지난 2011년부터 우도 홍조단괴 해빈의 보존 관리를 위해 10년에 걸쳐 진행한 장기 모니터링사업 결과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 보수정비 예산을 지원받아 2011년부터 올해까지 ‘우도 홍조단괴 해빈 모니터링 및 조사연구’ 사업을 진행해왔다. 해안도로 개설 등 인공시설물의 설치와 기후변화 등으로 우도 홍조단괴 해빈 면적이 감소하고 퇴적물의 유실(침식)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퇴적물이 해조류 가운데 하나인 홍조류로만 이뤄진 홍조단괴 해빈은 우도의 빼어난 절경을 꼽는 이른바 ‘우도 8경’ 가운데 하나인 ‘서빈백사’(西濱白沙)로 불리며, 지난 2004년 4월에는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됐다.
해빈 측정 결과 해빈의 전체 부피는 2016년 9월 조사 때 2만5898㎥에서 같은 해 11월에는 2만7459㎥로 늘었다가 점차 줄어 2018년 10월 2만4839㎥로 축소된 뒤 다시 늘어나 올해 4월에는 2만7318㎥로 증가했다. 또 면적은 2016년 9월 1만9148㎡에서 2018년 8월 1만7272㎡로 점차 줄어든 뒤 다시 늘기 시작해 올해 4월에는 1만8383㎡로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2016년 9월과 지난 4월을 비교하면 부피는 1420㎥가 증가했고, 면적은 765㎡가 줄었다. 사실상 유실과 퇴적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해빈 퇴적물의 공급과 유출의 상대적 비율에 따라 해빈 규모는 확장 또는 축소되거나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조류와 파랑, 태풍 등의 영향으로 퇴적물이 이동하면서 해빈 내 퇴적물의 재배치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안선의 후퇴와 해수면 상승, 기후 온난화와 개발 등의 영향으로 해류와 파랑 특성이 변화하면 퇴적물의 유·출입 평행이 교란돼 앞으로 홍조단괴 해빈 지형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홍원석 도 세계유산문화재부장은 “용역 결과 제시된 해빈 관리 방안과 해빈 호안의 복원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홍조단괴 해빈을 보존·관리해 나가겠다. 내년에 용역 결과를 통합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문화재 특성을 고려한 보존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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