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의 여름철 평균 기온이 외부보다 2도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이하 연구소)는 곶자왈 숲의 기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곶자왈 숲이 외부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8일 연구소의 설명을 종합하면 곶자왈 시험림이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 한경면 저지, 청수 곶자왈 등에 설치한 8개 기상측정 장치에서 수집한 자료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 동안 8월의 지역별 기온 차이를 분석한 결과 성산지역(성산기상대)보다 선흘 곶자왈이 1.9도 낮았고, 저지 곶자왈과 청수 곶자왈은 고산지역(고산기상대)에 견줘 1.7도, 1.5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기온 차이가 가장 컸던 2016년에는 곶자왈 내부가 도심지역보다 2.3~2.8도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숲의 기온이 더 낮은 이유는 나무의 그늘효과와 반사열 저감 효과 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높고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곶자왈을 잘 보전한다면 한여름에도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연옥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연구사는 “이번 결과는 제주 용암숲 곶자왈의 기온이 제주 도심과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장기간의 자료를 통해 수치로 증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6%(110㎢) 정도에 해당하는 곶자왈은 지질학적 가치와 함께 기온을 낮추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판단돼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곶자왈은 수풀과 돌이 얽히고설킨 제주의 수풀지대를 의미하는 제주어이다. ‘곶’은 숲을, ’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어수선하게 된 곳’을 말한다.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할 정도로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생성하고 산소를 공급해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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