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상 중인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비와 만조시간이 겹치면서 2일 오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이 물에 잠겨 통제됐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제주지역에는 2일 오후 최대 순간풍속 36m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1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늘길과 뱃길이 끊기고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가로수와 신호등, 간판 등이 쓰러지거나 떨어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은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께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주변은 집중호우로 범람이 우려돼 인근 주민들에게 월대마을회관으로 대피하도록 긴급 재난문자를 보냈다. 제주시내에는 강풍으로 운행 중인 차량들이 흔들리기도 했다.
태풍은 2일 오후 5시 현재 서귀포 남남동쪽 약 190㎞ 해상에서 시속 19㎞의 속도로 북북동 중이다. 중심기압은 945hPa이며, 최대풍속은 초속 45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엔 최대 순간풍속 초속 36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 36.1m, 서귀포시 남원읍 지귀도 35.8m, 제주시 한경면 고산 35.7m 등을 기록했다.
또 이날 오후 5시 현재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 429.5㎜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229.0㎜, 제주시 한림읍 금악 187.5㎜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한라산 영실 일대에는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제주 소방요원들이 2일 낮 12시45분께 서귀포시 서호동 마을에서 태풍에 쓰러지면서 차량을 덮친 나무를 제거하고 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정전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일 오전 9시43분 서귀포시 호근동 일대는 강풍에 전선이 끊겨 164가구가 정전됐고, 오전 11시18분에는 제주시 연동 일대 898가구가 한때 정전 피해를 입었다. 낮 12시45분에는 서귀포시 서호동 마을 안길에서 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주차 중인 차량을 덮쳤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서도 오후 6시께 나무가 꺾여 주차 중이던 차를 덮쳐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태풍 북상에 만조기까지 겹치면서 해안지역 피해도 우려된다. 만조시 상습 침수가 발생하는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은 해수면이 치솟아 포구와 도로가 침수돼 오전부터 통제됐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엔 이날 오후 6시까지 모두 182건의 신고가 접수돼 안전조치에 나섰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이후 국내선 도착 192편과 출발 180편 등 모두 372편이 결항됐으며,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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