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주도가 게스트하우스에 3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조상 벌초까지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가운데, 제주도와 문화재청이 함께 여는 세계유산축전은 계획대로 개최될 예정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4~20일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계와 성산 일출봉 등지에서 ‘2020 세계유산축전-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행사를 연다고 1일 밝혔다. 도는 이번 축전을 위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구좌읍 월정리까지 흐르면서 만들어진 동굴과 지질학적 가치들이 담긴 20㎞ 구간을 ‘불의 숨길’이라는 관광구간으로 개발했다. 또 세계유산 특별탐험대 프로그램을 통해 성산 일출봉과 거문오름 용암협곡길, 벵뒤굴, 만장굴과 김녕굴의 미공개 구간도 탐험할 기회를 마련했다.
도는 지난 14일까지 세계자연유산 특별탐험대 프로그램 참여자 신청을 받아 550명을 선정했다. 만장굴 및 김녕굴 탐험은 3개 구간으로 나눠 최대 20명씩, 만장굴 전 구간은 6명씩 탐험하게 될 예정이다.
공식 기념식은 오는 19일 성산 일출봉 우뭇개해안 일대에서 ‘세계자연유산 기억의 날’을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기념식은 사전 예약자 70여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하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1차 숨길 순례단 프로그램은 태풍 마이삭의 내습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소했다. 오는 19~20일에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주도가 지난 24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게스트하우스 내 3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라고 하는 마당에 축제를 진행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추석은 가족·친척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소중한 문화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지금은 방역이 최우선이다. (수도권 지역 제주도민들은) 벌초 시기나 추석 연휴 때 고향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쪽은 “코로나19 우려로 모든 프로그램을 6명~20명의 소규모 단위로 진행하고, 기념식도 애초 1000여명 정도 예상했다가 100명 안팎으로 줄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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