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제주도내 해안변 도로마다 도민과 렌터카로 뒤엉킨 모습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 포구나 해수욕장, 구좌읍 세화, 하도 해안가 등 백사장이 있거나 물놀이할 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피서객들로 넘쳐났다. 마스크를 착용한 피서객들은 드물었고, 거리 두기도 실천되지 않고 있었다.
광복절 연휴 기간 23만여명 가까운 관광객이 제주를 찾아 올해 여름 관광 성수기를 맞았으나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제주도 방역 당국이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연휴 기간에 22만7천여명이 제주를 찾았다고 18일 밝혔다. 이 기간 내국인은 매일 4만2319명~4만9078명이 찾았고, 외국인은 236~264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광복절이 낀 연휴 기간인 지난해 8월15~18일 사이 내국인 관광객이 날마다 3만6767명~4만6163명이 찾았던 것과 견주면 올해 여름철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를 알 수 있다.
내국인 관광객만 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 이달 들어 1~17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2만52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만2200여명에 견줘 오히려 4.8%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침체했던 제주지역의 관광업이 활황이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다는 게 제주도의 고민이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제주도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2박3일 동안 제주로 가족여행을 왔던 관광객 일행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8일에는 이 확진자와 제주발 김포행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전남 진도군 주민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도는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의 많은 주민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도민과 여행객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관리 감독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인력을 투입해 다중이용시설과 관광지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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