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공항을 통해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우려 속에 제주 관광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8월 들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시기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드문 탓인지 해수욕장 등에서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은 무용지물이다.
5일 제주도관광협회의 통계를 보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8만21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7만8942명에 견줘 1.8% 늘었다. 특히 8월 첫째 주 주말의 경우 올해 7월31일(금)~2일(일)에 13만8652명이 제주를 찾아 지난해 8월2일(금)~4일(일)의 13만842명에 비해 6%나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교 수학여행단이나 일반인 단체 관광객이 사실상 사라진 점을 고려하면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었다.
올해 상반기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434만84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5만988명에 견줘 33.6%가 줄었으나, 감소율은 3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0%가 줄었으나 6월에는 25.5%가 줄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도내 특급호텔들도 사실상 예약이 끝났다.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내국인 관광객의 회복과 함께 여행 유형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제주 관광에 나서기 1~2개월 전에 렌터카 등을 예약해 예약 추이를 알 수 있었지만, 항공기 좌석 확보가 과거에 비해 쉬워지면서 지금은 일주일 전에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제주시 금릉해수욕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피서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제주시내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김아무개(57)씨는 “지난 1월까지는 신혼여행객들도 제주를 찾는 일이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렌터카 예약 이용객의 20~30%가 신혼여행객으로 보인다. 예약도 2~3일 전에야 예약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내 관광업계도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우려로 마음을 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도내 해수욕장 등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은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지난 3일 제주시 한림 협재해수욕장과 금릉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로 붐볐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거리 두기를 하는 피서객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내국인 관광객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나면 여름철 성수기는 물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