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지역의 환경파괴와 수조원대 투자의 적절성 여부 등을 놓고 수년째 찬반 논란이 일었던 제주지역 최대 규모의 오라관광단지 개발계획 추진이 갈림길에 섰다.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계획과 관련해 사업자 쪽에 국내 여건의 변화를 반영해 사업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주문했다고 3일 밝혔다. 심의위는 개발계획을 두고 사업자의 투자 적격성과 재원확보의 적정성 여부, 지역사회와의 공존·기여도 등을 폭넓게 심의했다. 회의 결과 심의위는 사업자인 제이시시(JCC) 쪽에 오라관광단지 개발계획 사업계획서를 국내 여건에 맞게 전면적으로 재수립하라고 주문하며 ‘재검토’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앞으로 기존 진행했던 행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거나, 자본조달 계획의 재수립도 불가피하게 돼 사업을 계속할지 주목된다.
도 관계자는 “심의위의 회의 결과에 따라 사업자 쪽은 사업 계획을 변경해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 계획이 변경될 경우 경관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심의를 다시 받을 것인지를 관련 부서가 검토하게 된다. 전면 변경될 경우에는 재심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 개발사업의 자본 검증을 통해 “자본조달 능력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당시 자본검증위는 “제이시시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모회사인 중국 화융그룹의 자금 확충을 받거나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융그룹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으나,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제한 정책 등 불확실성으로 국내 자본 유입에 대한 투자사의 대안 제시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오라관광단지 개발 계획은 제이시시가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으로, 중국 자본 5조218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오라2동 중산간 지역 357만5천㎡에 관광호텔과 휴양콘도, 상업시설, 골프장 등 복합관광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들은 개발 예정지가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인접한 중산간 지역이어서 초대형 개발사업이 진행될 경우 환경파괴와 함께 교통과 쓰레기, 오·폐수 처리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하는 한편 거대 자본이 투자되는 만큼 자본의 실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인근 지역 주민들은 고용창출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하는 등 찬반 논란이 제기돼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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