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관련 도민 의견 수렴을 촉구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 간에 4차례 연속토론회를 가졌으나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마무리된 가운데 반대단체인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가 도민 의견 수렴을 통해 찬·반 갈등을 끝내자고 촉구했다.
도민회의는 29일 오전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 의견수렴으로 제2공항 갈등을 끝내고 새로운 제주를 열어야 한다. 도민의 자기결정권으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판가름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도민회의는 지난 2일부터 매주 한 차례씩 4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와 진행한 연속토론회의 쟁점을 정리하고, 도민 의견수렴 방안 추진과 절차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연속 토론회에서는 제2공항 찬·반 양쪽 패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찬성 쪽은 현재의 제주국제공항 확장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안전성과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제2공항 건설이 최상의 방안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등에 일부 오류가 있었지만, 최적의 입지는 성산읍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바뀔 만큼 오류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도민회의 등 반대쪽은 현재의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만으로도 충분하고, 환경 파괴, 관광객 통계 오류, 국토부의 각종 용역 오류 등을 고려하면 제주에 2개의 공항은 필요 없고, 성산읍 지역 입지 선정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도민회의는 기자회견에서 “공항의 신설 여부는 지역적·사회적·환경적 요인을 종합 판단할 문제이지 국토부 기술관료 몇 명이 기술적인 판단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제주도의 미래와 도민의 일상을 좌우할 정책은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이 충분히 판단할 시간을 갖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민회의는 “4차례의 토론회에서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국토부가 도민의 의견수렴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해결의 실마리가 제공됐다”며 “제2공항 추진에 대해 도민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도민회의는 “이제 공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 특위에 있다.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과 절차에 들어가라”며 도의회 특위의 활동을 촉구했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28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도민 의견 수렴과 관련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반대단체 등이 제기하고 있는 공론조사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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