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주를 방문한 뒤 서울 광진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여성 ㄱ씨가 머물렀던 제주시 한림읍에 이어 애월읍에서 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지역사회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 감염사례가 나오지 않았던 제주도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21일 제주시 한림읍 호박유흥주점을 방문한 50대 여성 ㄴ씨가 20일 오후 8시께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ㄱ씨로 인한 확진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도는 ㄴ씨가 지난 19일 정오께 애월읍 어사촌도야지를, 오후 7시께는 황금가마솥밥을 찾았으며, 20일 정오께는 애월읍 하나로마트 현금자동인출기(ATM)를 찾았다는 내용의 동선을 공개했으며, 추가 동선 및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3차 감염자인 ㄴ씨는 ㄱ씨의 밀접 접촉자인 제주 21번째 확진자(정다운사랑방 찻집 운영·ㄱ씨 여동생)와 24번째 확진자(정다운사랑방 찻집 직원)와 함께 지난 15일 오후 유흥주점에 함께 있었다. 22번째 확진자는 ㄴ씨의 딸이며, 23번째 확진자는 ㄴ씨와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다.

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ㄴ씨의 지인 2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도는 21번째, 24번째 확진자가 호박유흥주점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업소의 이용자 카드 사용 내역을 추적하던 중 ㄴ씨가 계산한 사실을 확인해 검사했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3차 감염이지만) ㄴ씨를 추적해 감염 경로를 찾아냈기 때문에 지역사회 ‘깜깜이’ 전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시 한림읍에 이어 인근 애월읍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역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애초 지난 16일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17~21일 한림읍 지역 병설 유치원과 초·중·고교 9곳 등 14곳의 등교를 중지시켰으나 20일 3차 감염자가 나타나면서 22일까지 등교 중지를 연장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울산 중구의 한 고등학교는 2학기 예정된 2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위해 이달 예정됐던 제주도 사전 답사 계획을 취소했다.

한편 ㄱ씨는 지난 7~14일 5박 6일간 가족이 사는 제주시 한림읍에 체류한 뒤 16일 서울 광진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11일부터 오한과 기침 증상이 나타나자 가족이 사다 준 해열제를 복용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