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는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재개했다가 과태료를 물게 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영산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은 사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지난 5월27일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했다며 지난달 22일 제주도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환경영향평가법에서 사업시행자는 승인청(환경청)과 계획 변경 협의를 마치기 전에 공사해서는 안 되며, 착공이나 준공, 3개월 이상의 공사 중지 또는 중지 뒤 재개할 경우 환경부와 환경청에 사전 공지하도록 하고 있다.
도는 환경 훼손 저감대책과 관련한 보완책을 수립해 공사 계획에 반영해야 했지만, 보완책 수립계획만 공사 재개 전날인 5월26일 환경청에 제출하고 공사를 다시 시작했다. 이에 환경청은 5월28일 제주도에 ‘사전 통보 의무 불이행’으로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도는 공사를 중단하고 계획 변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이 의원은 “이번 불법 공사 재개는 원희룡 지사가 지난 4월 도의회에서 ‘5월 내에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혀 이뤄진 것으로 원 지사의 불통 행정에 의한 불법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제주도는 2018년 8월 비자림로(제주시 대천~송당 구간 지방도로)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했다가, 삼나무숲 훼손 논란으로 사흘 만에 중단했다. 도는 ‘삼나무 훼손 최소화 방안 강구’라는 환경청 의견에 따라 공사설계를 변경한 뒤 지난해 3월20일 공사를 재개했지만, 공사 지역에서 팔색조, 애기뿔소똥구리 등의 서식이 확인돼 환경청 요청으로 같은 해 5월 말 공사는 또다시 중단됐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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