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실내자전거를 주문하면 1만원의 배송비를 낸다. 그러나 같은 쇼핑몰에서 같은 제품을 구입한 제주도민은 3만원을 낸다. 캠핑의자는 서울시민은 배송비를 내지 않지만, 제주도민은 5천원을 낸다.
섬 지역 등으로 배송 때 추가되는 특수 배송비로 제주지역 평균 택배 배송비가 다른 지역에 견줘 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제주녹색소비자연대에 맡겨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텔레비전 홈쇼핑,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모두 12개 업체의 8개 주요 품목(915개 제품)을 선정해 특수 배송비를 조사한 결과 다른 지역에서 도내로 배달되는 물품 배송비가 평균 2596원으로 다른 지역(육지권)의 527원에 견줘 4.9배나 높다고 8일 밝혔다. 배송비가 5배 가까이 높은 것은 배송비 가운데 특수 배송비가 평균 2300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수 배송비는 도서지역이나 산간지역 택배 운송 때 추가되는 비용이다.
제주지역은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하는 특수 여건 때문에 택배 운송 때 별도 권역으로 구분해 요금을 적용하고 있고, 특수 배송비 형태로 추가비용을 부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조사한 도서지역 특수 배송비 실태조사에서는 제주지역의 평균 특수 배송비가 3903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1603원이 내려갔다.
조사대상 915개 제품 가운데 제주지역 특수 배송비를 청구한 경우는 54.6%인 499건이나 돼 절반이 넘었다. 품목군별 특수 배송비 청구 현황을 보면 전자기기(70.1%), 생활용품, 식품·의약품, 의류·섬유용품, 취미용품(55.9%), 화장품(5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제주지역 배송 불가 상품은 전체의 3.9%인 36개이고, 가구·침구류가 18개로 가장 많았다. 업태별로는 오픈마켓(96.5%)이 가장 많고, 소셜커머스(89.9%), 텔레비전 홈쇼핑(11.8%) 순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난해보다 제주의 특수 배송비가 낮아진 이유를 특수 배송비 실태조사 결과 공표에 따른 전자상거래업체 간 특수 배송비의 자율적인 인하를 유도하고,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이 급증하는데 따른 경쟁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했다. 도는 지난달 개정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라 특수 배송비 사전고지 미이행 업체에 대한 모니터링도 실시할 예정이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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