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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급식노동자 ‘음식물 감량기’ 잇단 사고…대책은 버튼에 청테이프?

등록 2020-06-25 15:47수정 2020-06-25 16:06

최근 2년간 제주 급식노동자 손가락 절단·골절 4건 발생
제주교육공무직노조, 음식물 감량기 안전·폭염 대책 촉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25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 음식물 감량기 안전과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호준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25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실 음식물 감량기 안전과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호준 기자

지난달 22일 제주시내 한 학교 급식소에서 근무하는 50대 초반의 ㄱ씨는 학생들을 위한 점심을 준비하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한 뒤 건조하는 ‘음식물 감량기’ 배출구에 음식물 찌꺼기가 끼면서 기계의 정지 버튼을 누른 뒤 솔로 제거하다가 갑자기 작동하는 바람에 손이 빨려 들어간 것이다. 이 사고로 ㄱ씨는 손가락 1개가 절단되고 3개가 골절 되는 끔찍한 사고를 당해 제주시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도내 학교 급식소에서 일어난 음식물 감량기 사고는 2018년 10월 오른쪽 중지 절단 사고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 오른쪽 검지 절단, 10월 오른쪽 중지와 약지 골절사고 등 2년 동안 4차례나 일어났다.

제주지역에는 지난 2016년 개정된 제주도의 ‘음식물 폐기물의 발생 억제, 수집·운반 및 재활용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올해 초까지 도내 175개교에 음식물 감량기가 설치됐다. 감량기는 10여종으로, 이 가운데 파쇄기 건조방식은 114개교, 발효 건조방식은 20개교, 미생물 액상 방식은 41개교에 설치됐다.

문제는 파쇄기 건조방식 감량기 가운데 제주에서 일어난 4건의 사고 가운데 3건이 ㅋ업체가 설치한 기계에서 일어났다는 데 있다. 음식물을 분쇄하는 감량기 스크루(칼날)는 점심용으로 국수나 떡이 나올 때는 칼날에 끼어 이를 빼내려면 직접 청소 솔을 가지고 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고가 잇따르자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학교 급식소를 찾아 특별안전교육과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감량기의 ‘정지’버튼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배출구 청소 시 비상 버튼 누르기’ 표지판을 붙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25일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 음식물 감량기 안전 및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부는 “개별 학교에 음식물 감량기 선택과 운영을 맡겨서는 곤란하다. 노사가 공동으로 감량기의 안전성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교육청 차원의 감량기 설치·운영 및 안전 지침(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감량기는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리 노조 지부장은 “감량기 배출구를 올려 처리하다 남은 찌꺼기를 꺼내다 배출구가 완전히 열리지 않고 반 정도 닫힐 경우 기계가 작동한다. 작업하다 보면 저절로 움직여 반쯤 닫힐 수 있어 사고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박진현 공무직노조 교선국장은 “예산 절감을 이유로 급식실 안전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교육청 쪽이 감량기 ’정지’버튼에 테이프를 붙이는 미봉책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비상정지 버튼은 전원은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어서 고장 나기 쉽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오는 30일 노사 6인씩이 참석하는 급식실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어 감량기 안전대책과 급식실 폭염 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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