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 천연기념물인 해송과 긴가지해송이 집단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지난 4~5월 제주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법정 보호종인 해송에 난대성 생물 지표종으로 알려진 담홍말미잘이 기생하면서 해송류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녹색연합 쪽은 국내 최대 해송 서식지인 문섬 새끼섬 동쪽 수심 20~30m 사이에서 확인한 해송의 뿌리, 줄기와 가지 등에 붙어있는 담홍말미잘이 서식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고, 해송은 담홍말미잘의 기생으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말라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의 소나무’로 불리는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 ’멸종위기종의 국가 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 Ⅱ로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보호해야 할 국내외 멸종위기종이라고 녹색연합 쪽은 밝혔다.
긴가지해송 뿌리에 부착된 담홍말미잘. 녹색연합 제공
녹색연합이 확인한 결과 담홍말미잘은 문섬 새끼섬 일대 해송 서식지를 급속히 훼손하고 있는데 해송 가지 전체에 부착된 것도 있었고, 이미 폐사한 해송도 발견됐다.
녹색연합은 제주 연안에는 국내 산호충류 160종 가운데 125종이나 서식하며, 서귀포시 문섬과 범섬 일대는 세계 연산호 서식지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확인 결과 3분의 2 정도 집단폐사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과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해송 집단 폐사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을 잘아는 현지 스쿠버다이버와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와 함께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해송과 긴가지해송뿐 아니라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모든 산호충류를 대상을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