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 달 평균 1200여명이 제주로 들어오던 제주 ‘이주 열풍’이 사실상 끝났다. 호남지방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0년 이후 20년간 제주 인구 이동 추이’를 보면 제주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최근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유출 인구가 유입 인구보다 많았던 제주지역은 2010년 437명이 순유입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늘어 2015년 1만4257명, 2016년 1만4632명, 2017년 1만4005명 등 3년 동안 한 달 평균 1191명이 제주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뒤 순유입 인구 증가세가 크게 줄어 2018년엔 8853명이, 지난해엔 2936명이 제주를 찾아 지난해의 경우 한 달 평균 244명이 순유입돼 유입 폭이 크게 둔화했다. 순유입 인구가 정점이던 2016년 한 달 평균 1219명에 견줘서는 80% 정도 줄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경우 2010년까지는 제주를 떠나는 순유출이 많았으나 2015년에는 395명이, 2017년에는 978명이 순유입됐다. 그러나 2018년부터 순유입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211명이 다시 순유출됐다. 30대도 순유입 인구가 2016년 4042명을 정점으로 2017년 3798명, 2018년 2930명, 지난해 1472명으로 점차 줄었으며, 2017년 이후 모든 연령층의 순유입 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영어교육도시와 혁신도시 등 대규모 인구 유입이 계기가 됐던 개발사업이 끝나는 등 건설과 관광이 부진하고, 일자리가 부족한 데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관광산업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여 제주지역에서의 인구 순유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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