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제주도의 거부에도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안쪽 해상을 군사시설보호구역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도는 해군이 지난달 17일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방파제 안쪽 해상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제주도에 보내왔다고 21일 밝혔다. 해군이 요청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대상 면적은 75만5902㎡로, 해군기지 방판제 안쪽 모든 해상이다.
도는 지난 2009년 국방부와의 기본협약에 따라 크루즈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해 해상 수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도는 해군의 요구대로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안쪽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 크루즈 입항 때 입항 7일 전에 운항 일정 등을 부대장에게 통지하고 허락받아야 하는 등 군부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도는 이에 따라 지난 1일 해군 쪽에 군사시설 보호구역 추가 지정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해군은 크루즈선 부두 인근과 입출항로 수역 등 항내 전체 수역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각종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며,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도 크루즈의 입출항은 보장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제주도를 방문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은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나 해군기지 군사시설 보호구역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 문제는 시간을 갖고 종합적인 사항을 고려해 풀어나가기로 했다. 제도나 규정상 문제도 있기 때문에 제주도는 도민이 우려하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 시간을 두고 해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1월 서귀포시 강정일 일대 제주해군기지 육상 44만5천㎡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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