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14일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사용지역 제한 폐지와 현금 지급으로 바꾸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재난지원금의 지급처와 사용방법 때문에 국민 불만이 크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시·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지만, 사용 기간과 지역을 제한해 정책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가 문제로 삼은 부분은 정부 재난지원금이 3월29일 현재 세대주의 주민등록상 주소를 기준으로 신청·지급하도록 한 부분이다. 이 때문에 3월29일 이후 제주도로 주소지를 옮긴 경우에는 지원금 사용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제주도의 경우 지난 4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3755명(1976세대)이 전입하고, 3757명(1987세대)이 전출해 7500여명 4천여 세대가 정부 지원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살던 주소지로 이동해야 한다.
또 이의신청이나 접수도 이 기준을 적용해 3월29일 이후 다른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가구가 이의신청하려면 당시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를 찾기 위해 항공기를 타고 가야 한다.
원 지사는 “제주 인구가 전 국민의 1%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사례가 7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공과금이나 통신요금, 카드대금, 자녀 교육비 등 현금이 절박한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 “며 현재 신용·체크·선불카드 포인트 충전과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정부 재난지원금의 현금지급 추진도 건의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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