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주변의 소나무숲이 소나무재선충병이 퍼져 벌겋게 변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지역 소나무숲을 벌겋게 물들이며 고사시켰던 소나무재선충병이 7년여 만에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산림청은 제주지역을 소나무재선충병 ’극심’지역에서 한 단계 낮은 ’심’ 지역으로 지정했다.
10일 제주도의 말을 들어보면 제주지역에서 지난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로 베어낸 고사목이 2018년도에 견줘 43% 정도 감소하는 등 소나무 숲의 건강성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소나무재선충병 7차 방제작업을 벌여 고사목 8만2천여 그루를 베어냈고, 이 가운데 4만6천여 그루가 피해목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도가 베어낸 고사목은 6차 방제(2018년 10월~지난해 4월) 때의 14만3천 그루에 견줘 43% 줄어든 것이다.
7차 방제 기간에 전국적으로 제거한 피해 고사목은 41만여 그루로 제주지역 피해 고사목은 11%를 차지한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지역의 피해 정도에 따라 경미(1천 그루 미만), 경(1천~1만 그루), 중(1만~3만 그루), 심(3만~5만 그루), 극심(5만 그루 이상) 등 5개 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7년 만에 극심 지역에서 심 지역으로 한 단계 내려갔다.
제주시 구좌읍 만장굴 주변의 소나무숲에 번진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을 베어낸 모습이다. 제주도 제공
도는 그동안 한라산국립공원으로 피해가 퍼지지 않도록 해안 방향으로 압축 방제를 했으며, 피해 지역을 분석해 고사목을 제거한 지역에는 예방 나무주사 주입을 병행하는 복합방제 활동을 벌여왔다. 또 매개충 번식 억제를 위해 소나무 고사목을 모두 지정된 장소에서 파쇄 처리했다. 도는 이를 위해 전문인력 등 연인원 1만1천여명과 굴삭기와 운반차량 등 5천여대의 장비를 동원했다.
제주지역은 2004년부터 2013년 9월까지 9년 동안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이 6만9천여 그루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3년 10월부터 급격히 퍼져 이듬해 4월까지 모두 54만6천여 그루의 피해 고사목이 발생하는 등 극심 지역으로 변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은 이어 2015년도(2015년 10월~2016년 8월) 48만5천여 그루, 2016년도(2016년 10월~2017년 8월) 28만9천여 그루, 2017년도(2017년 10월~2018년 9월) 23만3천여 그루, 2018년도(2018년 10월~2019년 8월) 14만3천여 그루에 이르러 극심 지역으로 분류됐다.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3월 2554㏊를 대상으로 예방 나무주사 주입을 끝냈다. 5~7월에는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의 서식밀도를 줄이기 위한 방제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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