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주민 간 갈등을 겪는 한림~비양도 항로에 1일부터 행정선 비양호(24t)를 투입했다. 제주시 제공
제주시 한림항과 ‘천년의 섬’으로 불리는 비양도를 오가는 항로를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갈등이 커지자 제주시가 행정선을 투입했다.
제주시는 지난 30일까지 이 항로에 취항한 ㈜비양도천년랜드(1도항선사)와 비양도해운㈜(2도항선사) 사이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지역공동체가 분규를 겪음에 따라 애초 이들 선사에 통보한 대로 1일부터 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행정선(비양호·24t)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1월 이들 선사의 공유수면 점·사용을 갱신·허가하면서 3개월 동안 상생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허가를 모두 취소하고 행정선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선사는 도항선 운영을 위한 공유수면 및 항만시설 사용허가 기간이 지난 3월31일 끝나면서 같은달 23일 사용허가 기간을 4월30일까지 연장해달라고 공동 요청했고, 이에 시는 이 기간까지 비양도 마을의 발전과 주민들 간 상생협업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했으나 상생방안은 제출되지 않았다.
비양도 도항선 갈등은 2017년 7월 주민 53명이 주주로 참여한 1도항선이 운항하던 중 또 다른 주민 15명이 참여한 2도항선이 지난해 7월 새롭게 취항하면서 불거졌다.
시는 이번 행정선 운항을 위해 선장과 기관장, 매표소 직원 등 3명을 새로 채용했고, 유선 및 도선사업법에 따라 지난 29일 제주해양경찰서로부터 도선사업 면허도 받았다. 이 행정선은 지난 2017년 1도항선이 취항하기 전까지 비양도 항로를 운항했던 것으로 3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행정선 비양호는 선원 3명에 승객 49명 등 정원 52명이다. 매일 오전 9시와 낮 12시, 오후 2시와 4시 한림항~비양도 항로를 운항하며, 성인 왕복 9천원(도민 8천원), 비양도 주민은 무료다. 이날 오전 9시 첫 출항에는 정원을 모두 채웠다.
고재완 시 해양수산과장은 “두 선사가 합의해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면 행정선 운항을 중단하고 주민화합과 소득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정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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