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제주 관광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변 모습. 허호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여행이 여의치 않게 되자,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국내 여행객들이 제주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특급호텔·항공편·골프장 등의 예약률이 90%를 넘으면서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제주 관광산업이 반짝 특수를 누리는 가운데,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제주지역 관광업계 등의 말을 종합하면,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일부 특급호텔들은 90% 이상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ㅅ호텔의 경우 지난달(3월30일~4월5일) 대비 70% 정도 예약률이 오르고, ㅎ호텔은 91%의 예약률을 보였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이나 단체 관광객들이 찾는 일부 호텔 등의 예약률은 20~50%대에 머물고 있다.
항공업계도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들어오는 항공편 예약률이 80~90%에 이르고, 연휴가 시작되는 30일에는 95%의 예약률을 보이는 등 사실상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편 수도 기존보다 연휴 기간 갑절 증가할 예정이다. 연휴 기간 제주행 항공편은 사실상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짝 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주행 항공편 예약률이 높아지면서 항공요금도 코로나19 여파로 편도 1만원 이하까지 떨어졌으나 연휴 기간에는 10만원을 넘고 있다.
또 운영 중인 제주도내 28개 골프장의 다음달 1~2일 예약률은 100%이고, 30일과 다음달 3일도 90% 이상의 예약률을 보여 사실상 골프장 예약이 끝났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2월 이후 골프장 출입을 자제하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자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평시보다 연휴 기간 숙박이나 항공편 예약률이 높은데, 다음주가 되면 예약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현재 렌터카는 80% 정도의 예약률을 보인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 제주 관광업계에 반가운 현상이지만, 혹시 잘못될 경우에는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돼 기대반 우려반”이라고 말했다.
도는 연휴 기간을 앞두고 호텔과 항공기 등 관광업계의 예약 상황 점검에 들어갔다. 도 관계자는 “관광사업체들은 매주 금요일 방역활동을 하는데 점검을 강화하겠다. 공항과 항만에서 입도객들을 상대로 5월5일까지 진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홍보하고 동참을 권유할 계획이다. 실내 관광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업종별 매뉴얼을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고 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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