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총선 후보들이 당선되면 21대 국회 최우선 과제로 4·3특별법 개정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 있는 행방불명인표석이다.
제주지역 총선 후보들이 앞다퉈 가장 먼저 제주4·3특별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제주4·3특별법 개정에 대해서만은 여야와 무소속 후보가 따로 없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개정안 법안심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4·3특별법을 21대 국회에서는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최근 총선 후보들에게 4·3특별법 개정과 관련해 질의한 답변을 공개한 자료를 보면, 여야, 무소속 후보 가리지 않고 대부분 4·3특별법 개정을 최우선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시 갑 선거구의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1대 국회에서 1호 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고, 같은 선거구 장성철 미래통합당 후보는 “적극적으로 발의하고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다. 고병수 정의당 후보도 “21대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4·3특별법 개정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머리띠를 두르고 유족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박희수 무소속 후보도 “국회에 입성하면 첫 입법 활동으로 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제주시을 선거구의 부상일 후보는 “반드시 배·보상 조항을 포함해 유족들이 만족할만한 개정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4·3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던 오영훈 민주당 후보도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 자동폐기되면 21대 국회에 가서도 전부개정법률안을 당연히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선거구의 위성곤 민주당 후보는 “유족회 및 4·3단체들과 머리를 맞대 최상의 4·3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21대 국회 핵심과제로 발의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강경필 통합당 후보는 “1호 법안으로 4·3특별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데 명운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후보들은 거리유세와 공약 발표 등을 통해서도 4·3 문제 해결을 앞다퉈 약속하고 있다. 송재호 후보는 ‘4·3특별법 전면 개정은 하늘이 내린 과제’, 장성철 후보는 ‘제주4·3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기구 격상’, 오영훈 후보는 ‘4월의 눈물을 멈추게 하겠다’, 부상일 후보는 ‘4·3특별법 개정은 0순위 공약’이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희생자 배상 문제 등이 담긴 4·3특별법은 2016년 8월 강창일 의원(민주당) 등이 낸 개정안을 비롯해 2019년 3월까지 5건이나 잇따라 발의됐으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2차례 논의한 것이 전부로, 20대 국회에서는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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