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희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자 7번인 정경희 영산대 교수가 제주4·3을 ‘좌익 폭동’이라고 하는 등 4·3을 왜곡하고 헐뜯은 데 대해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4·3유족과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제주민예총,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범국민위원회 등 5개 단체는 2일 정 교수가 ‘제주4·3은 좌익폭동’이라고 주장했다는 <한겨레>(2일치 10면) 보도와 관련해 공동성명을 내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인 정경희 교수가 제주4·3을 ‘좌익 폭동’, ‘공산주의 세력의 무장 반란’이라고 주장하며 4·3을 왜곡하고,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로막는 언행을 자행했다”며 정 후보의 사퇴와 미래한국당의 조처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 교수의 언행은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갈등과 반목의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는 국민과 4·3유족, 도민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왜곡된 역사 인식으로 4·3을 헐뜯는 인사를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운 미래한국당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정 후보는 자진해서 사퇴해야 하며, 미래한국당도 이에 합당한 조처를 취하고 도민과 4·3 유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사편찬위원을 지낸 정 교수는 2015년 펴낸 <한국사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제주4·3사건은 도민들이 궐기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검정교과서의 내용을 두고 “제주4·3사건을 폭동이 아니라 봉기 또는 사건으로 규정해 이 사건의 폭력성을 완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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