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가 18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 당시 수형생활을 하다 행방불명된 ’수형 행불인’들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제주4·3 당시 군사재판을 통해 전국의 형무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다 행방불명된 이른바 ‘수형 행불인’ 유족들이 18일 제주지방법원에 집단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제주4·3 행방불명인유족협의회(회장 김필문)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형 행불인과 수형 생존자 등 341명에 대한 재심청구서를 청구인을 통해 접수했다. 이번 재심 청구는 지난해 6월에 재심 청구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법원에는 수형 행불인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들과 수형 생존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개인이나 단체를 통해 재심청구에 나선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300명이 넘는 유족들이 무더기로 재심청구에 나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심 청구 법률대리인인 최낙균 변호사는 “이번 접수한 341명은 수형인 가족이라는 것이 명백히 확인된 분들이다. 재판이 열리면 수형 생존자와 달리 행불인들의 특성상 당시 현장을 증언할 수 있는 목격자들이 나서서 법정 진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형 행불인들은 제주4·3이 진행 중이던 1948년과 1949년 군사재판을 받아 전국 각지의 형무소로 이송된 뒤 한국전쟁 직후 대부분 행방불명됐다. 앞서 행불인유족협의회는 지난해 6월 수형 행불인 10명의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바 있다.
김필문 유족협의회장은 “7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유족들은 원통함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셨거나 나이가 들어 병들고 많이 쇠약해져 있다.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재심청구에 나섰다. 청구인들이 살아 있을 때 결론을 낼 수 있도록 빠른 재판 진행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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