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제주시내 면세점이 임시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주변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광 천국 제주가 ‘2월 위기’에 빠졌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불안 심리가 번지면서 제주 관광이 사실상 개점 휴업을 맞고 있는 것이다.
5일 제주도와 제주도내 관광업계 등의 말을 들어보면, 호텔과 전세버스, 렌터카 등의 예약 취소율이 업종에 따라 80~90%에 이르고 있다. 중국인만 아니라 내국인의 예약 취소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학생 수학여행단이 들어오는 계절이지만, 취소가 시작되면서 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주도 관광협회의 통계를 보면, 지난 4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만76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8434명보다 38%, 외국인 관광객은 1285명으로 지난해의 3679명에 견줘 65.1%나 줄었다. 지난 3일에도 내국인은 51.8%, 외국인은 47.1%가 줄었다. 도 관광협회 관계자는 “3월은 학생 수학여행단의 제주 관광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벌써 예약 취소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5일 대표적이 관광지인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은 한산했다. 제주시내 신제주 면세점 주변의 가게도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겼고, 칠성통도 한가했다.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호텔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도 호텔전문경영인협회(회장 송대화)는 성명을 내어 “정부와 제주도는 파산위기에 직면한 관광호텔 경영인들을 위한 특별 지원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이 협회는 “일부 관광호텔 하루 예약 취소 객실 수가 5성급 호텔은 1천~1500실, 4성급 호텔은 300~500실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의 모든 호텔이 휴·폐업에 따른 직원 사직 유도와 무급 휴가조치 등으로 어려움이 더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협회는 긴급 운영자금 지원과 대출 상환기관의 연장, 관광시설 운영자금 조기 집행, 업장 폐쇄에 따른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 시행과 소비촉진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정부와 제주도 호소했다.
도 관계자는 “관광업계의 회복에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만의 문제가 아니라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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