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오등봉공원 건설사업 조감도. 제주도 제공
제주도가 내년 8월 일몰 예정인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두 곳을 개발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가운데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 등 두 곳을 민간특례사업으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접수한 제안서를 평가해 2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터를 사들인 뒤 70%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아파트 단지 등 원하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오등봉공원(52만1016㎡)은 ㈜호반건설 컨소시엄이, 중부공원(20만4291㎡)은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호반건설 컨소시엄은 오등봉공원 터에 콘서트홀 및 전시장, 어울림광장, 오름마당 등 공원시설(42만5590㎡·81.7%)을 조성한 뒤 기부채납하게 되며, 비공원시설 터(9만5426㎡·18.3%)에는 제주도 내 최대 규모인 1630세대(임대주택 163세대)를 건설하게 된다. 제일건설㈜ 컨소시엄은 중부공원 터에 복합문화센터, 스포츠센터를 포함한 공원시설(15만9347㎡·78%)을 기부채납하고, 비공원시설 터(4만4944㎡)에는 796세대(임대주택 80세대)를 건설한다.
도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2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된 사업 내용의 타당성 검토와 도시공원·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 등 오는 5월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환경·재해·교통영향평가 등을 해 내년 3월까지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오등봉공원은 제주시의 신제주와 구제주를 잇는 중심으로 도내 최대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가 건설되면 지금도 교통난을 겪고 있는 오남로와 연북로 등의 교통난이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대규모 토건 난개발로 제주도심에 막대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번 사업은 사업의 타당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개발사업으로 도심 녹지 확대와 보전이라는 정부와 제주도의 정책 방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 현재 공동주택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마당에 공동주택이 대거 공급되면 제주도 내 미분양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고 비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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