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30일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증 원천 봉쇄를 위해 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를 법무부와 협의 검토하고 있다. 무사증 입국 제도의 일시 중지를 고민하고 정부와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정부도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법무부 등 중앙부처 등도 같이 고민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와 관련해 제주지역의 방역을 위해 정부에 중국인들에 대한 무사증 입국 제도의 일시 중지를 건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998년 4월부터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해 비자 없이 방문이 가능한 무사증 입국을 허용했고, 2002년 4월부터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관광 활성화를 모든 외국인이 사증 없이 제주도에서 30일 동안 체류할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개별 중국인 관광객도 사증 없이 제주를 방문할 수 있게 되면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었다. 2008년 2만3400여명이던 제주 무사증 입국자는 지난해 81만3500여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무사증 입국장 가운데 중국인은 전체 무사증 입국자의 98%인 79만7300여명이다. 지난 24~27일 중국 춘절 연휴 기간에만 중국인 8900여명이 무사증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2016년 ‘중국인 성당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무사증 제도를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왔고, 지난 2018년 제주에 예멘 난민 신청자가 급증할 때도 무사증 제도 폐지 내용이 담긴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무사증 제도가 중단되거나 일시 중지된 적은 없다.
이중환 도 도민안전실장은 “무사증 입국 일시 중지와 관련해 법무부와 협의해 정부에 건의할 방침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영돈 도 관광국장은 “도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사증 입국 제도 일시 중지에 대한 도민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지역 관광업계의 어려움 때문에 중국에 한정하고 기간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실무 차원에서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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