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29일 한산한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를 걷고 있다.
29일 오전 9시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 4~5일 전만 해도 2~3명씩 열을 지어 200~300여m 긴 줄을 형성했던 면세점 앞이 텅 비어 있었다. 1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들만이 마스크를 쓰고 면세점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지난해 9월 태풍이 제주도에 몰아쳤을 때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길게 늘어섰던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제주 관광을 덮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춘절이 끝나면 비수기에 접어드는데 지금은 급감했다. 지난주보다 6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 다이공(중국인 보따리상)들이 오전에 200여m 줄을 이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20여명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도 삼삼오오 마스크를 쓴 중국인 관광객들이 거닐 뿐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제주도관광협회의 관광객 통계를 보면, 제주를 찾은 외국인은 24일 4431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3684명에 견줘 20.3% 증가했고, 25일에는 4709명으로 지난해보다 26.0% 늘었으나, 26일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26~28일에는 지난해보다 20~25% 줄었다. 또 특급호텔 등 숙박업소 등에도 수백여건의 예약 취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제주-중국 간 18개 직항노선도 80~90%의 탑승률을 보였으나, 지난 24일 이후에는 50% 선으로 떨어졌다.
제주도는 공항에 외국인 제주 방문 관광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관광지 등에 손 세정제 등을 비치하는 한편 가짜 뉴스에 대한 모니터링 및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도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내국인 관광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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