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중진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갑)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강 의원은 12일 오후 3시 제주시 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2020년 의정보고회에서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20대 국회는 ‘식물국회’가 돼버렸다. 20대 국회 들어와서 부끄러워서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활동하지 못했다. 자괴감과 중진의원으로서 무력감, 일하나 처리 못 하는 책임감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지난 4년은 번민의 나날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국회 인적 구성이 달라져야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세대가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5G, 4차 산업혁명 세대인데, 이런 사람들을 국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 지금 국회는 싸움만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올스톱됐다.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불출마 선언을 하기까지의 고민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개월 동안 1천통 이상의 전화를 받았다. 제주에 다선 중진의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한·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며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불출마가 정치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더 큰 정치를 위해, 이 정부를 위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며 “불출마가 중앙정치판의 물갈이를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새로운 21대 국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는 충정”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뒤 2016년 20대 총선까지 제주도에서는 처음으로 4차례나 연속 당선돼 4선 중진의원으로 활동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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