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제주시내 한 면세점 앞에 문을 열기도 전부터 이용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매일 오전 8시가 되면 제주시 연동의 한 면세점 앞에는 100~200m의 긴 줄이 형성된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로, 일부는 전날부터 밤을 새우며 면세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이런 현상은 여름철 태풍이 불 때나 겨울철 비바람이 불 때도 항상 볼 수 있다.
제주 시내에 진출한 신라와 롯데면세점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신세계면세점까지 제주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7일 제주도 등의 말을 들어보면, ㄱ교육재단이 지난해 11월 제주시 연동의 호텔 터에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며 교통영향평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이 교육재단이 밝힌 사업규모는 지상 7층(연면적 1만9978㎡)와 지하 7층(1만8226㎡) 등 모두 3만8205㎡로, 판매시설 면적은 1만5400㎡로 제주시 내에서 영업 중인 신라와 롯데면세점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 사업계획은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7월 이 교육재단에 69억6천만원을 주고 호텔 건물터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재단 쪽은 교통영향평가서에 건물 지하층에 승합차와 승용차 303대를 수용하고, 사업 터에서 700여m 떨어진 공한지에 대형버스 26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해 셔틀버스로 이용객을 운송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제주도 교통영향평가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20일 심의 결과 버스 주차장 용지에 대한 증빙이 부족하다며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특허 취득 이후 1년 안에 개점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에 진출하게 되면 제주시 내에는 신라와 롯데를 포함해 3대 대형 면세점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김정우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으로부터 입수한 면세점 매출액을 보면, 제주도내 3개 시내 면세점(신라, 롯데, 제주관광공사)의 총매출액은 2016년 1조186억원에서 2018년 1조6502억원, 2019년(1~11월) 2조1587억원으로 4년 만에 갑절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2월 문을 연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적자를 견디지 못해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에서 “제주관광공사의 주요 적자 원인은 시내면세점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체계) 제재 이후 크루즈가 한 척도 들어오지 않아 견디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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