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잦은 태풍과 가을장마로 인기가 떨어진 제주 감귤값을 회복하기 위해 제주도가 과실이 큰 ‘대과’ 격리에 나선다.
제주도는 오는 16일부터 감귤값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으로 과실이 큰 감귤에 대해 내년 설 명절 연휴가 끝나는 2020년 1월 말까지 시장에서 격리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현재 도매시장에서 일반(노지)감귤값은 5㎏ 기준 6천원 이하로 형성되는 등 값이 회복될 조짐이 없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감귤값은 5㎏ 기준 지난 7일과 9일 6천원, 10일 5800원이었다. 이는 2018년산 노지 감귤보다 19%, 2017년보다는 13%가량 떨어진 값이다. 현재 노지 감귤의 일일 도외 출하물량은 2500여t으로, 평년에 견줘 10~20% 줄어든 수준의 물량인데도 소비는 부진한 실정이라고 제주도는 밝혔다.
이에 따라 도는 예비비 등 60억원을 긴급 투입해 감귤 과실 크기 가운데 가장 큰 2L 규격(과실 둘레 67㎜ 이상~71㎜ 미만) 감귤 2만t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다. 도는 1㎏에 300원에 이들 감귤을 사들여 격리하게 된다.
도는 생산자단체와 농업인단체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세부시행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도는 비상대책 추진과 함께 노지 감귤값 회복을 위해 소비시장 판매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한 공급물량 조절과 감귤 선별 출하를 통해 소비시장 유통 감귤의 품질 고급화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소비 부진과 함께 잦은 태풍과 장마로 감귤의 당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떨어진 것도 값 하락의 원인이다. 지난 10~11월에는 당도가 낮아졌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회복했다”며 “감귤값 하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주도와 농가, 생산자단체 및 유통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비상대책임을 고려해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제주 감귤생산 예상량은 49만2천t으로, 이 가운데 38%인 18만8천t이 출하됐다. 지난해 생산량은 46만7천t이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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