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공원 내 희생자 이름이 적힌 위패봉안소를 둘러보는 유족들.
제주4·3 관련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가치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얀 보스(네덜란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심사소위원장은 최근 열린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국제심포지엄’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적 중요성”이며 “이런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행사를 주최한 제주4·3평화재단이 9일 밝혔다.
얀 보스 위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기록의 역사적 가치를 입증하고, 기록에 담긴 진정성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하며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는 기록물의 집합체인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올리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귀배 한국유네스코위원회 과학문화본부장은 “외국 석학들의 평가와 논문, 문헌 등을 통해 4·3 기록물의 세계적 가치를 발굴하고, 이러한 기록이 세계문명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영철 국채보상운동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는 “제주4·3 기록물은 20세기 동아시아 역사를 ‘평화’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4·3 연구자들은 제주4·3 기록물이 냉전의 역사는 물론 한국의 민주주의의 이행이라는 역사적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와 과거의 역사를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발전시키는 ‘상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4월 제주4·3의 세계화 방안으로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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