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개발사상 최대 규모로 추진하려던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이 사실상 ‘부적격’으로 결론 났다.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는 2일 “최근 회의를 열고 제주도에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에 따른 심사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자본검증위가 최종 의견서를 낸 것은 지난 2017년 12월28일 1차 회의가 시작되고 1년11개월 만이다.
자본검증위는 “사업자인 제이시시㈜는 2017년 기준 자산 1320억원(토지 1135억원 포함) 및 부채 550억원의 재무상태로 사업 수행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지 못했다. 사업을 추진하려면 모회사인 중국 화융그룹의 자금 확충을 받거나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화융그룹의 해외 투자사업은 1건에 불과하고 해외 직접투자사업 경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시시의 자본 조달 능력이 미흡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자본검증위는 “화융그룹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했으나,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제한 정책 등 불확실성으로 국내 자본유입에 대한 투자사의 대안 제시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본검증위는 지난해 12월 총사업비 5조2180억원 가운데 예정 분양수입 1조8447억원을 뺀 금액의 10%인 3373억원을 제주도가 지정하는 계좌에 입금하도록 요구했으나, 사업자 쪽이 사업허가를 전제로 1억 달러를 시중은행에 예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자본검증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와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외국인 투자기업인 제이시시가 총사업비 5조218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천여㎡에 관광호텔 2300실과 휴양콘도 1270실, 상업시설, 골프장 등 복합관광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 예정지가 한라산 국립공원과 인접한 중산간 지역이어서 이의 개발을 놓고 난개발 우려 등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발해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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