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경남 통영선적 대성호(29t·승선원 12명)가 불길에 휩쌓였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선원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된 경남 통영선적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29t)의 선미(배 뒤쪽) 부분에 대한 인양 작업이 이뤄진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20일 오전 9시 30분께 제주대학교 실습선인 아라호(3000t)가 서귀포항에서 출항해 이날 오후 2시께 사고 해역에 도착해 구조대와 협의한 뒤 인양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라호는 선미에 설치된 트롤 윈치 장비(유압장치)를 이용해 대성호의 선미 부분을 이양하게 된다. 서귀포항에서 사고 해역까지는 124㎞이다.
대성호 선미 부분은 사고 해역 부근인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남쪽 해역에 뒤집힌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 대성호 선미 부분에는 침실과 식당 등이 있으며, 해경은 선미 부분의 침몰을 방지 위해 부이를 설치한 상태다.
백학선 제주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아라호가 사고 해역에 도착하면 파손된 대성호의 선미 부분을 인양해 사고원인 조사에 활용하게 된다. 소방당국 등 4개 기관이 합동 감식을 하게 돼 원인 파악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실 등 주 장비가 있는 선수(뱃머리) 부분은 유실돼 아직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어군탐지기와 음파탐지기 등을 동원해 선수 부분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 해경은 선수 부분도 사고 해역에서 멀리 흘러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성호는 어선위치발신장치인 브이패스가 지난 13일 오전 6시 9분께 꺼진 상태였고, 위치식별장치인 에이아이에스(AIS)의 항적을 통해 19일 오전 4시 15분까지 대성호의 위치가 확인됐다고 해경은 밝혔다.
백학선 제주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이 20일 오전 제주해양경찰청에서 화재선박인 대성호(29t)의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구역을 설명하고 있다.
해경은 “브이패스의 통달 거리가 30마일(55㎞) 정도로 대성호의 조업지점이 차귀도에서 76㎞를 넘어 조업구역을 형성한 것으로 보아 거리가 멀어서 브이패스가 끊어진 것이 아니냐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밤샘 수색작업에도 11명의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은 “항공기 9대가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반경 22㎞ 이내를 교대로 수색했고, 바깥 쪽에도 항공기 4대가 광범위하게 수색했다”고 밝혔다. 야간에도 해경과 공군, 해군 등 비행기 5대가 5차례에 걸쳐 조명탄 161발을 사용해 수색을 지원했으나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해경 함정 8척 등 모두 18척의 선박을 동원해 사고 해역 반경 38㎞를 9개 수색 구역으로 나눠 수색을 실시했으나 부유물 등도 찾지 못했다.
해경은 현재 사고 해역에 초속 10~12m의 바람이 불고 있고, 파고가 2m 안팎, 수온은 18.4도로, 오후가 되면 날씨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항공기는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반경 55㎞ 이내를 3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경비함정 등 선박들은 같은 해역을 9개 구역으로 나눠 확대 수색할 계획이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해경 9척, 해군 7척, 관공선 8척, 민간어선 7척 등 선박 31척이 동원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민간어선을 추가 동원할 예정이다.
대성호 실종자 가족 14명은 19일 오후 제주도에 도착해 수색 상황에 대해 해경 쪽의 설명을 들었으며, 해경의 지원으로 사고 해역을 둘러볼 계획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제주해양경찰서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 지원본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 뒤 “선박과 항공기 등 가용세력을 총동원해 광범위하게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원하는 도움과 조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