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불이 난 어선의 모습.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제주 해상에서 갈치잡이를 하던 어선에서 불이 나 승선원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해경과 해군 등은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19일 아침 7시5분께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연승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제주해양경찰서에 접수됐다. 해경과 제주도의 말을 종합하면, 인근에서 고기잡이하던 ㅊ호는 이날 새벽 3시께 대성호가 조업하는 것을 확인했으나 3시간여가 지난 아침 6시께 연락이 끊겨 해경에 신고했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신고 접수 1시간여 뒤인 오전 8시15분께 해경 헬기가 처음 현장에 도착해 확인한 결과 대성호는 선체 상부에 불이 붙은 채로 떠 있었으며, 인근 해상에 승선원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경은 “헬기에 탑승한 항공 구조요원이 인근 어선에 내려 선체 진입을 검토했으나 화염으로 승선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대성호가 오전 9시40분께 화재로 전복돼 배 뒷부분만 해상에 떠 있는 상태로 표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뱃머리 부분은 두 동강이 나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 조사 결과 출항신고서에 기재된 대성호 승선원은 선장 정아무개(56·경남 통영)씨를 비롯해 한국인 선원 6명과 누옌(32) 등 베트남 선원 6명을 합쳐 12명이다. 한국인 선원의 주소는 경남 5명과 부산 1명 등이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38분 경남 통영에서 출항해 18일 저녁 8시38분 귀항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21분께 사고 현장 남쪽 7.4㎞ 부근 바다에 떠 있던 선원 김아무개(61)씨를 발견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구조 당시 김씨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상태로 의식 및 호흡, 맥박이 없었다.
사고 해역에는 3m 이상의 파도가 거세게 일고 강한 바람으로 수색·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오전 10시50분부터 11시12분까지 2차례에 걸쳐 구조대원 3명이 선미로 진입했으나 추가 승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나자 해경은 경비함정 등 6척과 해군 1척,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 2척 등 관공선 9척을 동원해 사고 해역을 수색하고 있으며. 8척이 추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헬기 등 항공기도 10대를 동원해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도 도청 소속 어업지도선 2척을 사고 해역으로 급히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높은 파고와 차가운 수온으로 신속한 구조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경·해군·지자체 등 관련 기관과 합동 구조활동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허호준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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