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건설 이후 은어 서식지로 유명하고 서귀포시 식수원의 70%를 공급하는 강정천 하구의 퇴적물에서 중금속 농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9일 공개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의 강정 해역 해양생태환경 조사사업 보고서를 보면, 강정천 하천 퇴적물의 카드뮴, 크롬, 니켈, 납 등의 수치가 환경오염 기준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6년 8월, 하천 퇴적물 1㎏에 카드뮴이 0.063㎎이었으나, 지난해 8월에는 41.763㎎, 11월 31.246㎎이 검출되는 등 카드뮴이 1등급 기준치(0.4㎎)를 훨씬 초과했고, 올해 8월 조사 때도 25.333㎎을 기록했다. 납 검출 수치는 2016년 평균 9.117㎎에서 2017년 31.718㎎, 2018년 138.720㎎, 2019년 184.596㎎으로 나타나 지난해부터 1등급 기준치(59㎎ 이하)를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켈도 2016년 8월 12.223㎎에서 같은해 11월 60.370㎎으로 급증했는가 하면, 2017년 6월과 8월 각각 59.045㎎, 43.570㎎, 2018년 8월 51.993㎎ 11월 46.349㎎으로 1등급 기준치(40㎎ 이하)를 넘었다.
홍 의원은 “보고서를 보면 강정천 하천 퇴적물의 카드뮴, 크롬, 니켈, 납 검출 수치가 조사 시기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기지가 건설된 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1년에 분기별로 4차례씩 조사하게 된 것도 지난해 봄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은 “2016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진행된 강정천 수질 측정결과 모든 항목이 1등급을 나타내고 있다. 앞으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지역 니켈의 자연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