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주지역에서 기존 카지노 사업권을 사들인 뒤 이전하면서 대형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 발의했던 ‘제주도 카지노 관리·감독 조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부결됐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28일 제377회 임시회 회의에서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감독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논의한 결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의결해 사실상 부결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례안 찬성 의원 2명, 반대 의원 4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용 위원장은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본회의에서 다뤄야 하나는 의견도 나왔고, 의결하자는 의견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진통이 있었지만 논의 결과에 따라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도의회가 ‘갱신허가제 도입 촉구 결의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부결된 카지노 관련 개정 조례안은 카지노업 사업자가 영업장을 옮기기 위해 변경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범위를 △과도한 임대조건 요구에 따른 불가피한 임대계약 만료 △계약 갱신 요구 기간 만료에 따른 임대 기간 만료 △기존 영업장 소재지 건물의 대수선, 재건축, 멸실 등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원인에 의한 장소 변경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 변경허가 신청을 해도 허가 면적의 10% 이내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기존 사업권을 사들인 뒤 이전 변경을 통한 사업장 변경은 신규허가와 동일한 절차를 통해 이전 변경을 하도록 해 사실상 기존 영업권 양도양수를 통한 영업장의 확장 이전을 금지했다.

이상봉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에는 의원 17명이 공동발의에 참여했으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 제한 의견 등이 제기돼 찬반 의견이 대립해왔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지난 6월 열린 제373회 정례회 회의에서 한차례 심사가 보류된 바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기존 카지노 업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위해서는 ‘갱신허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카지노업 허가 당시 제시된 조건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 유치와 고용기회 확대 등을 위해 갱신허가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