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수조원대의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자가 투자 자본조달 계획을 밝히지 않아 자본조달 능력이 의문시된다.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자본검증위원회(자본검증위)는 지난 25일 5차 회의를 열고 그동안 진행된 자본 검증 내용을 바탕으로 개발사업자인 제이시시(JCC)의 자본조달 능력 등에 대한 논의한 결과 “자본검증위 구성 후 2년 가까이 5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었으나 사업자 쪽의 자료에 대한 소명 등이 미흡해 검증위원들의 요구에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자본검증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1개월 이내에 작성해 의결해 도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자본검증위가 사실상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자의 자본조달 능력이 미흡하거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자본검증위는 의견서 제출 이전에 사업자 쪽이 진전된 내용을 제시하게 되면 이를 의견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따른 중산간 난개발 우려 등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과 도의회의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2017년 6월 도의회의 자본 검증 제의를 수용해 같은 해 12월 자본검증위를 출범했다.
자본검증위는 지난해 12월 연 4차 회의에서 올해 6월 말까지 총 사업비 가운데 분양수입을 제외한 사업비의 10%인 3300억원을 사전 예치하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JCC는 사업을 먼저 허가하면 1억달러(1174억원)를 예치하겠다며 지금까지 예치하지 않았다.
JCC는 자기자본 3조3730억원 등 모두 5조218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오라2동 산 46-2일대 357만5753㎡의 터에 3750실의 대규모 숙박시설(관광호텔·휴양콘도)과 대형 쇼핑센터, 골프장, 워터파크 등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예정지가 제주시 중산간 지역인 한라산 국립공원 바로 밑 해발 350~580m에 있고, 규모 자체가 신도시 개발에 버금가는 사업이어서 환경훼손, 난개발 및 기반시설 부족 우려 등 초기 사업 추진 과정부터 지역사회에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제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최종 승인받기 위해서는 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동의와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 등 절차를 넘어야 한다. 제주도는 자본검증위가 의견서를 제출하면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